
【STV 박상용 기자】가입자 1,000만 명과 선수금 10조 원 시대를 맞이한 상조업계가 금융권에 준하는 사전 예방 중심의 감독 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대격변의 기로에 섰다. 12일 14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준현·민병덕·박상혁·허영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상조업 사업건전성 강화 방안 모색 국회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산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강력한 규제와 현장의 수용성 사이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이날 발제를 맡은 남궁주현 성균관대 교수는 상조업의 본질적인 위험성을 경고하며 논의의 포문을 열었다. 남궁 교수는 “상조업은 대금 선납 후 서비스는 미래에 이루어지는 특성이 있어 사실상 수조 원의 소비자 선수금을 운용하는 금융업의 성격을 지닌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지배주주의 사적 유용을 차단하기 위한 신용공여 제한과 자본잠식 시 공정거래위원회가 즉각 개입하는 적기시정조치 등 금융권에 준하는 재무건전성 기준 도입을 전면적 법 개정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 장치임을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신지연 한국소비자원 법제연구팀 부연구위원은 부실 업체의 시장 퇴출 기전이 명확히 작동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이후정 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팀장은 소비자가 본인의 계약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정보공개 플랫폼' 구축이 최우선 과제라고 역설했다.
박진애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장은 상조업의 자산 운용 투명성을 확보하고 소비자 보호 시스템을 금융권 수준으로 격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배문성 공정거래위원회 특수거래정책과장은 고령층 및 소비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감시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배 과장은 30대 가입자가 결합상품 가입 시 최대 50년 동안 자금이 묶일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하며 전문적인 건전성 규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다만 파급력이 큰 조항에 대해서는 유예 기간을 두는 등 현장의 수용성도 고려하겠다는 단계적 추진 방안을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장에 참석한 송기호 미래상조119 대표는 실질적인 구제 방안 없는 규제가 영세 사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경영 간섭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송 대표는 “소비자 보호뿐만 아니라 사업자 보호도 필요한 법인데, 지금의 규제 방식은 우리 사업자들을 한마디로 범죄자로 낙인찍는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이창석 산림조합상조 대표 역시 대형사 중심의 일률적인 규제 잣대가 시장의 다양성을 해칠 것이라 경고했으며, 토론 말미에는 한 80대 시민이 고령층 소비자에게는 상조업체가 끝까지 건전하게 운영되며 서비스를 이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호소한 데 이어 김현용 한국상조산업협회 사무총장이 상위사 쏠림 상황에서의 일괄 법제화 위험성을 지적하며 차등 가이드라인과 단계적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소비자와 업계가 함께 지속가능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번 토론회는 규제의 실효성과 현장의 수용성 사이의 긴장감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으며, 향후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현장의 고충을 반영한 정교한 입법 설계와 상생 모델이 도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