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상용 기자】초고령사회 진입과 웰다잉 문화 확산 속에 장례지도사의 역할과 직업적 위상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에는 힘들고 기피되는 현장직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설계하고 유가족의 슬픔을 돌보는 전문 직군으로 재평가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장례지도사는 이제 단순히 장례 절차를 진행하는 인력을 넘어 보건위생과 의전, 상담과 갈등 조정 능력까지 두루 갖춘 현장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장례 현장이 단순 서비스 제공을 넘어 고인의 존엄을 구현하고 남겨진 가족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장례지도사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한층 복합적이고 전문적인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에 따라 장례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AI로도 대체하기 어려운 대면 돌봄과 정서적 대응, 현장 판단 능력이 장례지도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30세대의 장례업 진입도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현장에서는 장례지도사가 유가족의 감정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고, 가족 간 의견 차이나 종교·관습 문제를 조율하며, 각 가정의 상황에 맞는 장례 절차를 설계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직무의 세분화도 뚜렷하다. 유가족 상담과 맞춤형 의전 설계에 강점을 가진 인력이 있는가 하면, 감염 예방과 위생 관리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는 인력도 늘고 있다.
여기에 장사시설 이용 안내와 사후 행정 절차 지원까지 연계하는 실무 역량도 중요해지면서 장례지도사의 업무 범위는 과거보다 훨씬 넓어지는 추세다.
여성 장례지도사의 증가도 눈에 띄는 변화로 꼽힌다. 이는 성별에 따른 세심한 예우를 원하는 유가족 수요와 공감 능력을 중시하는 현장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부 현장에서는 섬세한 소통과 정서적 배려가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털 기술 도입 역시 장례지도사의 역할 변화를 이끌고 있다. 행정 업무의 전산화와 자동화가 확산되면서 장례지도사는 서류 처리보다 유가족 응대와 현장 관리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 조문, 영상 추모, 디지털 추모 콘텐츠 등 새로운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장례지도사의 역할도 전통적인 의전 수행을 넘어 추모 방식 전반을 기획하고 조율하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과 자격 제도 개선 요구도 커지고 있다. 단순한 교육 이수 중심 체계만으로는 복합화된 현장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윤리 의식과 상담 역량 등을 보다 체계적으로 평가하여 장례지도사의 사회적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