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상용 기자】국회 대미투자특별법 특별위원회가 활동 종료일인 9일 전체회의를 열고 한미 전략 투자 이행을 위한 특별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이번 안은 그동안 발의된 9건의 관련 법안을 하나로 정리한 위원회 대안으로, 오는 12일 본회의 문턱까지 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한국이 약속한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을 뒷받침할 전담 조직을 법률로 명확히 두는 데 있다. 이에 따라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새로 설립하고, 투자 과정의 위험을 점검할 리스크 관리위원회도 함께 두도록 했다. 공사 자본금은 정부 전액 출자 방식의 2조 원으로 정해졌으며, 기관 운영의 전문성을 고려해 사장과 이사는 관련 분야 경력 10년 이상인 인물로 한정하도록 했다.
법안에는 공사 내부에 한미전략투자기금을 설치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기금은 출연금과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재원을 조성하고, 미국 행정부가 지정하는 투자기구에 대한 출자와 투자, 조선 분야 협력 지원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반면 기업 출연을 의무화하는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기업 부담을 강제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야당의 문제 제기가 반영된 결과다.
특위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재원 조달과 관련해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 차원에서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시돼 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투자 판단의 신중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관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두는 이중 심의 구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별 투자안마다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기보다는 사전 보고 방식으로 효율성을 확보한 점도 이번 법안의 특징으로 꼽힌다.
경제계는 법안 의결 직후 환영 입장을 내놨다. 경제 6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특별법이 관세와 통상 부담을 낮출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며, 기업의 대외 교역 환경에 예측 가능성을 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입법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 수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 상무부 측에 법안 처리 상황을 설명했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취지의 긍정적 반응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특위 논의 과정에서는 사법개혁 법안 처리 문제 등을 둘러싸고 한때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여야는 통상 환경 변화와 경제안보 대응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김상훈 특위위원장은 여러 쟁점 속에서도 활동 시한 안에 처리 결과를 도출한 데 대해 위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정부가 처음 제시했던 3조 원보다 자본금 규모가 줄어든 점과 관련해, 20년 이상을 내다봐야 하는 장기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우선 2조 원으로 출발하고 필요 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기존 국책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대미 투자 이행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법이 최종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정부는 새로 출범할 투자공사를 중심으로 전략 투자 관리 체계를 본격 가동하게 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과 한미 경제협력 확대에 도움이 되고, 대미 통상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