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이영돈 기자】차명 주식거래 의혹을 받아온 무소속 이춘석 의원이 금융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지난 8월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관 명의로 주식 거래를 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돼 수사가 시작된 지 약 4개월 만이다. 경찰은 차명거래와 공직자윤리법 위반, 100만원 초과 경조사비 수수 등은 혐의가 성립한다고 봤지만,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거래 의혹은 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불송치했다.
23일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 의원을 금융실명법 및 전자금융거래법, 공직자윤리법,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이 의원이 2021∼2022년 국회 사무총장 시절부터 22대 국회의원 재직 기간까지 수년간 보좌관 차모씨 명의의 증권 계좌와 증권 앱이 설치된 휴대전화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이 확인한 주식 거래 규모는 약 12억원에 달한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개된 이 의원 재산(4억원대)보다 큰 규모의 자금이 투자에 투입된 셈이어서, 자금 출처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이 의원은 주식 자금의 출처를 경조사비라고 주장해왔는데, 경찰은 확인 과정에서 1회 100만원이 넘는 경조사비를 4차례 받은 사실을 파악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도 송치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이 의원이 3000만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하고도 기한 내 매각이나 백지신탁을 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봤다. 다만 재산을 허위로 신고했다는 부분은 과태료 대상인 징계 사안으로 판단해 형사 송치 혐의에는 포함하지 않았고,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정책 정보를 활용한 이해충돌 의혹은 결론이 달랐다. 이 의원이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인공지능(AI) 정책 등을 다루는 경제2분과장을 맡았던 이력, 그리고 네이버·LG씨앤에스 등 AI 관련 종목을 매입한 정황을 둘러싸고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이에 부합하는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이 의원이 다수 종목에 수십만∼수백만원씩 분산 투자했고, 투자금의 90%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명의를 빌려준 보좌관 차씨도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함께 송치했다. 차씨는 사건 직후 다른 보좌진 A씨에게 사무실 서류를 파기하도록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교사 등)도 받으며, A씨는 증거인멸 혐의로 함께 검찰에 넘겨졌다. 이 의원에게 100만원이 넘는 경조사비를 제공한 지인 4명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송치됐다.
이 의원은 수사 초기 의혹을 부인하며 “타인 명의로 주식 계좌를 개설해서 차명 거래한 사실은 결코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찰은 금융범죄수사대장을 팀장으로 변호사·회계사 등 자금 추적 전문인력을 포함한 25명 규모 전담수사팀을 꾸려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진행했고, 피의자·고발인·참고인 등 89명을 조사한 끝에 이번 결론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