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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 news

혼자 떠나는 시대, 봉안이 장례의 기준선으로

1인 가구와 국민 여론이 함께 밀어올린 화장·추모 중심 구조


【STV 김형석 기자】고령화와 1인 가구 급증 속에서 한국의 장례 방식이 눈에 띄게 재편되고 있다. ‘가족 묘지에 매장’하던 관행은 빠르게 비중을 잃고, 화장 후 봉안당 등 추모시설이나 자연장을 중심으로 한 장례가 새로운 표준 축으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특히 고령 1인 가구에서 화장 후 봉안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상조·장례업계와 장사정책의 방향까지 사실상 규정하는 모양새다.

국가데이터처가 9일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804만5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했다.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이자 가장 흔한 가구 형태다. 연령 구성에서는 70세 이상이 19.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과거 1인 가구의 주류였던 29세 이하 청년층을 완전히 앞질렀다. 장례산업 관점에서 보면 ‘고령 1인 가구’가 향후 장례 수요의 핵심 집단으로 부상한 셈이다.

장례를 선택하는 방식은 통계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2025년 기준 1인 가구의 선호 장례 방식 가운데 화장 후 봉안이 36.4%로 가장 높았고, 매장(묘지)을 희망하는 비중은 8.1%에 그쳤다. 2년 전과 비교해 화장 후 봉안 선호는 2.9%포인트 올라간 반면, 매장 선호는 9.6%에서 8% 안팎으로 떨어진 것이다. 토지와 묘역을 장기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 자녀에게 묘지 관리 부담을 넘기지 않으려는 정서가 겹치면서 봉안당 등 추모시설을 중심으로 한 ‘관리 부담이 적은 장례’가 1인 가구에게 사실상 기본값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례 방식 전환의 무게 중심은 ‘매장을 버리고 화장으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화장 이후 유골을 어디에 어떻게 모실 것인가라는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1인 가구 통계만 놓고 보면 화장 후 봉안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았고, 묘지를 남기는 방식은 점차 예외적 선택으로 밀려나는 추세다. 이는 기존 가족묘·선산 중심 장례 문화가, 도시화·소형 주거·가족 분산 구조 속에서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을 통계가 확인해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1월 11일 발표된 2025년 사회조사 결과에서 이러한 흐름이 1인 가구를 넘어 국민 전체의 장례 인식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사회조사에 따르면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장례 방식은 화장 후 봉안시설 안치가 36.5%로 가장 높았으며, 화장 후 자연장이 32.2%, 화장 후 산·강·바다에 뿌림이 23.8%로 뒤를 이었다. 매장(묘지) 선호는 6.8%에 그쳐 10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1인 가구 조사와 마찬가지로 ‘화장 후 봉안 선호·매장 이탈’ 흐름이 뚜렷하지만, 전체 국민 조사에서는 자연장·산골 수요가 더 강하게 드러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를 종합하면, 1인 가구는 화장 후 봉안당 중심의 장례를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고, 국민 전체 차원에서는 봉안당·추모시설을 기본으로 하면서 자연 친화적 방식으로 유골을 돌려보내려는 선호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구조다. 상조·장례업계 입장에서는 봉안형 상품을 ‘기본 상품’으로, 자연장·산골형 상품을 ‘성장 축’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방향성이 한층 분명해진 셈이다.

생활인구 통계도 이러한 흐름의 배경을 간접적으로 비춘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2분기 생활인구 자료를 보면, 장례식장은 개인 서비스 업종 중 하나로 분류되며 인구감소지역 상당수에서 등록인구 대비 생활인구가 여러 배에 달한다. 관광·요양·장기 체류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고령층의 의료·돌봄 이용과 함께 장례식장·화장장·추모시설에 대한 잠재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등록인구만을 기준으로 장사시설 입지와 용량을 설계할 경우, 실제 생활인구가 만들어내는 화장·봉안·추모 수요와 괴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생활인구 통계는 장기적인 장례 인프라 계획의 중요한 보조 지표가 된다.

이러한 변화는 상조업계에 상품 구조 전환을 요구한다. 매장 중심의 전통 패키지 비중은 줄이고, 화장 후 봉안형·자연장형 상품을 세분화해 고객의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봉안당 위주의 표준형 상품, 자연장·수목장·산골을 결합한 친환경 패키지, 공설 화장장·공영장례와 연계 가능한 저비용 장례 상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지 못한다면, 통계가 보여주는 수요 전환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퍼지는 분위기다.

정책 측면에서도 장례 방식 통계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지자체의 장사정책이 묘지 조성·관리 중심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화장로 증설과 봉안당·추모공원 확충, 자연장지 확대, 무연고 유골 전담 관리 체계 구축은 ‘선택적 사업’이 아니라 기본 인프라에 가까운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고령 1인 가구에 대해서는 장례비 지원과 공영장례 우선 적용, 사전 장례 의사결정 지원 등 화장·봉안·추모를 전제로 한 공공 안전망 설계가 요구된다.

국가데이터처는 이번 1인 가구 조사를 두고 “늦어진 결혼, 기대수명 증가, 산업·고용 구조 변화 등으로 1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고령 1인 가구 비중 확대와 소득·자산·복지·정서 측면의 격차가 동시에 커지고 있는 만큼 중장기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경고는 장례 부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화장·봉안·자연장과 같은 구체적 장례 방식에 대한 국민의 선택 데이터를 어떻게 읽고, 봉안당과 추모공원, 자연장지, 공영장례와 민간 상조가 조화되는 장례 생태계를 설계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10년 한국 장례문화의 수준과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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