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형석 기자】2026년 부터 시신·유골을 화장할 때 제출하는 화장 신고서에 화장 후 장사 방법을 자연장, 시설산분, 해양산분으로 나눠 표시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4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올해 1월부터 화장 유골을 장사시설이나 해양 등에 뿌리는 산분장을 공식 허용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금까지는 화장 신고서에 화장 후 장사 방식에 대한 기재란이 별도로 없었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화장한 유골 골분을 묻는 자연장, 장사시설 내 지정 장소에 뿌리는 시설 산분, 해안선에서 5㎞ 이상 떨어진 바다에 뿌리는 해양 산분 가운데 어떤 방식을 택했는지 신고서에 명확히 구분해 적어야 한다. 개정안은 다음 달 12일까지 입법 예고를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산분장 도입 이후 화장 후 장사 방법에 대한 세부 내용을 파악·수집해 장사 통계 관리를 고도화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장사 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새로운 규제를 추가하기보다는 그동안 파편적으로만 파악되던 화장 후 장사 방식을 공식 통계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치는 단기적으로 상조업체와 장례식장에 큰 규제 부담을 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품 구성과 상담·설명 방식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상조상품은 화장 후 봉안당·납골 시설 이용을 기본으로 하고 자연장·수목장·산분은 ‘선택 옵션’ 정도로 다루는 경우가 많았으나, 앞으로는 자연장·산분 선택 비율이 통계로 드러나면서 친자연장·비봉안형 장례를 장려하는 정책 논의에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조업체 입장에서는 화장 후 유골 처리 방식을 상품 약관과 설명서에 더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계약 시점과 장례 진행 단계에서 유족으로부터 어떤 방식을 선택했는지 서면 동의를 받아두는 관행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자연장과 시설 산분, 해양 산분의 법적 기준과 절차, 추가 비용 등을 사전에 충분히 안내하지 않을 경우 “약속한 방식과 실제 처리 방식이 다르다”는 분쟁으로 이어질 소지도 있는 만큼, 설명 의무와 기록 관리가 업계의 새로운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례식장 역시 화장 신고 대행 시 유족에게 장사 방법을 한 번 더 정확히 확인하고, 신고서에 자연장·시설산분·해양산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기재해야 하는 등 행정 절차가 다소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장례지도사 교육, 현장 매뉴얼에도 산분장 유형과 기준에 관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자연장지·수목장·해양 산분 대행 기관과의 제휴를 확대해, 빈소 안내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장사 방식을 패키지로 제시하는 장례식장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개정이 당장 상조·장례업에 큰 ‘규제 한 방’을 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친환경·자연장 중심으로 장사 수요와 정책 방향이 재편되는 흐름을 촉진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상조업체와 장례식장이 미리 자연장·산분 관련 상품과 설명 체계를 정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