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형석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3일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아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5부 요인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민석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함께, 최근 여권과 갈등을 빚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더 일찍 모셨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좀 늦었다. 일부러 오늘로 날을 잡은 것은 아니지만, 하다 보니 의미 있는 날에 만나게 됐다"고 운을 뗀 뒤 "오늘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특별한 날이자 시민들의 행동이 시작된 날"이라며 "우리 모두 헌정질서를 지키는 책임 있는 기관장이라는 점에서 (오늘 만남의) 의미가 각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1년을 맞은 날, 행정부·입법부·사법부 수장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헌정 수호 의지를 재확인한 자리로 해석된다.
이어 모두발언에 나선 조희대 대법원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대법관 증원, 법원행정처 폐지 등 사법개혁 입법 드라이브와 관련해 신중론을 에둘러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제도는 국민의 권리 보호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국민 모두가 동의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개별 재판의 결론은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3심제라는 제도적 틀 안에서 충분한 심리와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그 정당성과 신뢰가 확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심제의 정당성을 언급한 대목은 재판소원 도입 논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반면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국무총리는 비상계엄 관련 재판의 신속한 진행과 내란 심판 완수를 강조했다. 우 의장은 "재판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돼 국민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민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 해제 의결에 참여한 190명의 의원을 위해 제작한 '기억패'를 준비해 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대부분 체포의 대상이었던 저희가 몸 성하게 여기에 있는 것도 국민 덕분"이라며 "입법·사법·행정 등 모든 분야에서 내란의 뿌리를 뽑고 나라를 정상화하는 것이 헌법기관의 역사적 소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 소명을 다하지 못한다면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한 시도 자리를 지킬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내란 심판이 지체되며 국민의 염려가 커지고 있다. 오늘 자리에서 헌법기관 모두가 역사적 책임에 대한 결의를 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충격적인 민주주의·법치주의 침해에 맞선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헌재도 주권자인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계엄군의 헌법기관 침탈 행위가 국민께 큰 충격을 줬다. 전례 없는 혼란 속에서도 선관위는 제21대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고자 최선을 다했다"며 "앞으로도 국민주권 실현이라는 헌법적 책무에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