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란희 기자】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성장 속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빅테크 기업들이 월가의 새로운 형태의 금융 구조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수익성이 좋고 혁신적이지만, 일부는 위험을 수반하는 방식”이라며 메타, 오라클, 일론 머스크의 xAI를 사례로 소개했다.
첫 번째 사례는 메타와 자산운용사 블루아울이 합작해 추진 중인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하이페리온’이다. 블루아울이 80%, 메타가 20%의 지분을 가진 합작법인이 2049년 만기 채권 270억 달러를 발행했고, 이 중 180억 달러를 핌코가 매입했다. WSJ은 “사모펀드, 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등급채권 요소가 섞인 ‘프랑켄슈타인식 금융 구조’”라고 평가했다.
메타는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사용하며, 임대료는 채권 원리금 상환과 배당금 지급에 사용된다. 메타는 4년마다 임대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어, 부채가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되지 않는다. 다만 메타가 중도 계약을 해지해 매각금액이 채권 상환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해야 하는 ‘강력한 보호 장치’가 포함됐다고 WSJ은 전했다.
두 번째 사례는 밴티지 데이터센터스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다. 텍사스와 위스콘신에서 380억 달러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오라클이 15년 임대계약을 체결했으며, 최종 이용자는 오픈AI다. 오라클은 오픈AI에 5년간 3천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기로 했다.
WSJ은 “오픈AI는 직접 차입이 불가능하고, 오라클은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기 때문에 은행들이 대신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데이터센터 자산을 담보로 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로, 상환 재원은 오라클이 내는 임대료”라고 설명했다. 3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참여한 이 거래는 “규모 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세 번째는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가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콜로서스 2’ 데이터센터다. 30만 개의 엔비디아 칩 구매에 약 180억 달러가 투입되며, 머스크의 측근 안토니오 그라시아스가 운영하는 발로르 에퀴티 파트너스가 자금을 간접 지원했다.
발로르는 ‘발로르 컴퓨터 인프라스트럭처스’(VCI)를 통해 사모대출 펀드에서 수십억 달러의 추가 부채를 조달하고, 다른 투자회사로부터 최대 75억 달러의 지분과 12억 5천만 달러의 부채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 부채는 xAI가 내는 임대료로 5년 내 상환되며, 투자 수익은 칩 가치 변동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WSJ은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AI 붐에 편승해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고 있지만, 열풍이 식은 뒤 복잡한 금융 구조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기술 기업들이 새로운 부채를 떠안을 때마다 차입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향후 금융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