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신위철 기자】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고(故) 김상현 이병이 숨진 지 약 3년 만에 차가운 냉동실을 벗어나 영면에 들었다.
30일 오전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김 이병의 영결식은 사단장(葬)으로 엄수됐다. 스무 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김 이병의 마지막 길에는 가족, 전우, 군 관계자,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3년 가까이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채 진상규명을 기다려온 유가족은 영결식 내내 흐느끼며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김 이병과 함께 복무했던 동기의 추도사는 장례식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작은 한 그릇의 라면 속에 담긴 너의 마음이 나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큰 선물이었다”는 편지 낭독에 이어 “그때 네 곁에서 더 많이 들어주고, 더 많이 안아줬더라면 하는 미안함이 내 마음을 짓누른다. 이제는 모든 고통을 내려놓고, 편히 쉬었으면 한다”는 말이 울려 퍼졌다.
조우제 12사단장은 조사에서 “김 이병은 모든 임무에 헌신한 참 군인이자 따뜻한 청년이었다”며 “그의 희생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사랑하는 자식을 나라에 맡긴 부모에게 이런 고통을 준 이가 누구인지 끝까지 물어야 한다”며 “매년 100명 가까운 젊은이가 군대에서 죽어간다. 오늘만큼은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공허한 말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상현 이병은 2022년 9월 입대한 뒤 한 달여 만인 11월 28일 인제군 12사단 33소초 GOP 부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사 결과, 간부와 선임병들이 ‘민폐 캐릭터’라 조롱하고, 협박과 실수노트 작성을 강요하는 등 지속적인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관련자 3명은 1심에 이어 지난 24일 춘천지법 항소심에서도 각각 징역 4~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이병은 사망 2년여 만인 올해 2월에서야 순직 인정을 받았다.
군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고인의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해 김 이병이 근무했던 초소 앞에 추모비를 세웠다. 김 이병의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 충혼당에 안장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