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형석 기자】플라스틱 조화 대신 생화를 활용하는 ‘친환경 추모문화’가 전국 지자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플라스틱 조화가 분해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유발하고, 재활용이 불가능해 소각‧매립에 따른 처리비용 부담까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조화 반입을 제한하고 생화를 직접 배부하는 캠페인을 통해 추모문화 개편에 나서고 있다.
경상남도는 지난 2022년 전국 최초로 공원묘원 플라스틱 조화 사용 근절 정책을 추진한 뒤, 설‧추석마다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와 함께 생화 무료 나눔을 실시해왔다. 지금까지 도내 30개 공원묘원에 총 2만5500다발의 생화를 배부한 결과, 김해 낙원공원묘원과 창원 천자봉공원묘원 등 12개 묘원에서는 플라스틱 조화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경남도는 올해 추석 연휴에도 진주 내동공원묘원, 거제 충해공원묘지, 양산 석계공원묘원 등 5개 시군에서 성묘객을 대상으로 생화를 선착순 배부한다는 방침이다.
광주광역시 역시 올해 설 명절부터 망월묘지공원과 영락공원에서 ‘플라스틱조화 없는 친환경 추모공원 캠페인’을 전개한다. 조화는 “플라스틱과 금속 등 혼합 재질로 제작돼 재활용이 어렵고, 햇빛에 노출되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생화 6500송이를 무료 배부한다. 시는 “지속 가능한 성묘문화를 위해서는 나부터, 지금부터 환경보호를 위한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며 “플라스틱조화 대신 생화를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북 청주시도 오는 5일 목련공원에서 국화‧장미‧카네이션 꽃다발 200여 개를 나눠주는 캠페인을 연다. 시는 청주도시공사와 주민협의체,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와 협약을 체결하고 “정기적으로 생화 나눔 행사를 진행해 친환경 추모문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청주시는 목련공원·장미공원·매화공원 등 공공 장사시설에서만 연간 30t 이상의 플라스틱 조화가 발생한다고 설명하며 생화 사용 확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공설장사시설 내 플라스틱 조화 반입 자체를 금지했고, 전북 전주시는 효자공원 등에서 조화 사용 금지 홍보와 함께 온라인 추모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경남 진주시는 올해 추석 10월 4일 내동공원묘원에서 생화 300다발을 나누며 “플라스틱 조화를 사용하기보다는 생화나 화분 등으로 헌화하는 친환경 추모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자체들이 일제히 생화 사용을 장려하는 이유는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화훼농가와의 상생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생화는 조화보다 가격이 높고 유지기간은 짧지만, 국산 화훼 소비 촉진과 자원 순환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현장 관계자는 “조화는 화려해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뼈대만 남아 토양에 그대로 흩어진다”며 “앞으로는 생화가 추모문화의 기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화가 플라스틱 폐기물로 남는 시대에서, 생화가 고인의 존엄을 지키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 추모의 방식도 ‘편리함’에서 ‘지속가능성’으로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