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김형석 기자】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천51만4천 명(전체 인구의 20.3%)으로 집계되며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1년 빠른 ‘초고령사회’ 진입이다. 고령 인구 비중은 2036년 30%, 2050년 4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자 가구는 현재 618만7천 가구(27.6%)에 이르며, 2052년에는 절반 이상이 고령자 가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연령인구 대비 고령자의 수를 보여주는 ‘노년부양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29.3명의 고령자를 부양하지만, 2035년에는 47.7명, 2050년에는 77.3명까지 늘어난다. 일할 수 있는 인구 한 명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두 배 이상 커진다는 의미다.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뚜렷하다.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8%로 OECD 33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령자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4억6천만 원 수준이지만, 생활비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35.5%로 전체 평균(40.1%)을 밑돌았다.
고령층은 노동 참여 의지가 강하다. 65~79세 인구의 57.6%가 일을 원했으며, 실제로 34.4%가 일하고 있다. 주요 이유는 생활비 보탬과 일의 즐거움이었다.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1시간 반가량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ICT 기기 활용 역시 눈에 띄게 늘어나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이 2019년보다 4배 이상 늘었다.
가정 내 변화도 관찰된다. 지난해 65세 이상 남성과 여성의 이혼율은 각각 8.0%, 13.2% 늘었고, 황혼 재혼도 증가했다. 이는 전체 이혼·재혼 건수가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고령층이 전통적 가족 질서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은 장례문화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획일적 절차 중심의 장례에서 벗어나 개인의 삶과 가치를 반영하는 맞춤형 장례가 확산되고 있다. 환경을 고려한 수목장·해양장 등 친환경 장례 방식도 주목받는다. 여기에 고인의 온라인 흔적을 정리하는 디지털 유산 관리 서비스가 등장하며 장례의 영역은 디지털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무엇보다 웰다잉 서비스는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전의료의향서 작성, 법적 유언장, 엔딩 노트, 심리 상담 등을 통해 존엄한 죽음을 설계하고 가족 간 갈등을 예방하려는 것이다. 장례가 단순한 의식이 아닌 삶의 마무리를 설계하는 과정으로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가 빠른 고령화, 높은 빈곤율, 낮은 삶의 만족도라는 삼중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단순 복지 확대를 넘어 일자리, 건강, 여가, 장례를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