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박란희 기자】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전국 화장시설 예약 시스템이 사실상 멈춰섰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 복지로 등은 복구 후 개통 전 자체 점검 중이지만,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은 전소돼 정상화까지 상당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장 예약은 온라인이 아닌 전화나 현장 방문, 팩스를 통한 접수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요즘엔 90% 이상이 화장을 선택해 혼란이 더욱 큰 것 같다"며 "구두로 화장시설 예약하던 15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전했다. 춘천 안식원에는 주말부터 하루 100건이 넘는 전화가 쏟아졌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예약 업무가 ‘아날로그식’으로 돌아간 진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는 정은경 장관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피해 현황을 공유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회서비스전자바우처시스템이나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은 전소돼 상당 기간 정상 서비스가 어려울 것”이라며 대체 행정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시설 방문이나 유선 신청 같은 수기 처리, 서비스 선제공 후 정산, 서류 수기 작성 후 추후 반영 등의 방안을 시행 중이다.
화장시설을 찾은 유족과 장례식장 종사자들의 불편은 현실화됐다. 강릉의 한 화장시설 관계자는 "정확한 안식 연도를 모르는 경우 유골함 보관 연장이나 반환 업무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일부 방문객은 국정자원 화재로 행정망이 먹통이 된 사정을 이해하지 못해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종로구청 등 일부 민원 현장에서도 여파가 이어졌다. 구청 무인민원발급기에는 ‘이용 중단 안내’가 붙었고, 담당 직원은 "정부24가 복구되더라도 기계마다 재부팅이 필요해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시민 박 모(56) 씨는 "부동산 계약 때문에 인감증명서를 급히 발급받아야 하는데 안내가 늦어 답답하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정부는 현재 화장시설 예약과 같은 대국민 서비스 불편을 줄이기 위해 대체 절차를 적극 운영하고 있으며, 복구가 완료되는 대로 정상적인 온라인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