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V 이영돈 기자】더불어민주당이 17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대선 개입 의혹을 고리로 사법부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사퇴와 특검 수사를 요구하며, 일부에서는 탄핵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제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일제히 조 대법원장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정청래 대표는 전날 부승찬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언급하며 “국민 여러분, 이 의혹 제기가 사실이라면 조 대법원장을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내란 특검은 이 충격적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며 “존경받아야 할 사법부 수장이 정치적 편향성과 의혹 때문에 사퇴 요구를 받는 만큼 직무 수행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또 “본인 명예를 지킬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현명하게 판단해 달라”고 덧붙였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충격이다. 사법부의 국정농단이자 사법부의 쿠데타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김병주 최고위원 역시 “사실이라면 조희대가 벌인 희대의 사건으로, 국정 농단이고 국헌 문란”이라며 “내란특검은 즉각 회동을 수사하라. 조 대법원장은 양심 고백을 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조 대법원장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라”며 철저한 수사와 책임 추궁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논의도 이어갔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의견이 모인 상황으로, 정치권 추천은 배제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법부가 과거 잘못에 대해 사과와 자정을 하지 않고 독립과 위헌만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재판부 도입 필요성을 강화한다”고 비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탄핵론도 제기됐다. 서영교 의원은 MBC 방송에서 “조 대법원장은 법률과 헌법을 위반했으므로 당연히 탄핵 대상이라고 본다”며 사퇴와 공정한 재판 진행을 강조했다. 장경태 의원도 유튜브 방송에서 탄핵을 “여러 선택지 중 하나”라고 답하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사법개혁특위 소속 김남희 의원은 “사법부 개혁은 섬세한 과정이 필요하다”며 “다수결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을 통한 절제된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편, 한덕수 전 국무총리 측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전후를 막론하고 조 대법원장과 회의나 식사를 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개인적 친분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