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전국 경찰 조직 ‘넘버2’인 서울경찰청장을 지낸 현직 국회의원이 조직폭력배의 말을 출처 확인도 하지 않고 국정감사장에서 폭로했다 역풍을 맞고 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병)은 18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조폭과 연루돼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김 의원은 “수원구치소에 수감된 '국제마피아파' 행동 대원이자 코마트레이드 직원이었던 박철민씨 요청으로 변호인과 접견했다”면서 “박씨가 진술서, 사실확인서, 공익제보서 등 총 17쪽 분량을 제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박씨는 과거 국제마피아파 일원이었지만, 조직을 탈퇴해 경찰 수사에 협조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전달된 현금이라면서 1억 원과 5,000만 원이 각각 촬영된 현금다발 사진을 파워포인트(PPT)로 띄웠다.
그런데 이날 오후 이어진 국감장에서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의 폭로에 대해 “반전이 일어났다”면서 근거를 제시해 상황이 반전됐다.
김 의원이 폭로의 주요 근거로 삼았던 돈다발 사진에 대해 한 의원은 “2018년 11월 21일, (박씨가) '사채업하고 렌터카해서 돈 벌었다'고 페이스북에 띄운 사진”이라면서 “그때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 아니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반박으로 상황이 뒤집히자 이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아무리 대선을 앞두고 있다지만 국회의원이 신성한 국정감사 자리에서 조작된 자료를 제시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도저히 그냥 묵과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한 언론과 통화에서 “어쨌건 돈다발(사진)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착잡하다”고 말했다.
또한 “박철민씨를 접견하는 장영하 변호사가 ‘(박씨가) 워낙 강력하게 얘기했다’고 해서 진술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