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대선과 지방선거에 연거푸 패배한 책임을 두고 계파 간 권력 투쟁이 벌어지는 더불어민주당은 시계제로 상태다.
당내에서는 ‘당대표 권력 분산’ ‘전당대회 연기’ 등 갖가지 처방법이 제기되고 있지만, 어느 하나의 결론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강성 팬덤정치를 멀리하고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권력 투쟁 중인 친문재인계(친문)와 친이재명계(친명)은 강성 팬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팬덤의 지지가 절실한 계파 입장에서는 괜히 팬덤을 자극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은 권력투쟁의 장이다. 일단 지방선거에 이재명 의원의 책임이 있느냐, 있다면 얼마나 있느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당대표의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의 선거로 선출하지 말고, 같은 선거에서 최다 득표 최고위원이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문계 김종민 의원은 BBS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6개월 정도 민주당에 대한 평가와 반성을 하고, 그 위에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실상 전당대회 연기론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정치권에서 정작 민주당의 문제는 강성 팬덤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친문계나 친명계 누구도 팬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강성 팬덤은 문자폭탄이나 끊임없는 전화연락 등으로 당의 운영방향을 좌지우지 해왔다.
이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민심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달려가도록 사실상 유도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처럼 팬덤정치와 결별을 주장하거나 혁신을 외치는 이들을 강하게 비난하고, 당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내 권력을 획득할 수 있는 친문계나 친명계는 강성 팬덤에 침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