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미지의 괴물과 싸우는 법…베르나르 베르베르 ‘상상력 사전’ 출간

2011.03.18 07:50:52

일본이 사상 최악의 지진으로 아수라장이다. 가까운 이웃인 우리나라에서도 갖가지 악소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언제 또 이어질지 모르는 지진, 쓰나미, 그리고 방사능 누출의 공포 등…. 베르베르는 이 책에서 인간이 미지의 대상과 마주할 때 가장 큰 두려움을 느낀다고 썼다. 환상 속의 괴물과 대면해야 하는 탓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두려움이 최고조에 달할 때 인간의 정신이 최고로 명민해진다고 덧붙였다. 괴물의 정체를 알고 나면 대응까지 할 수 있단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비밀노트가 열렸다. 천재 작가답게 상상력의 끝을 가늠하기 힘들다. 난데없이 사랑의 네 가지 방식을 들고 나오는가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색하고 태초의 시작과 끝을 풀어놓는다. 멸시받던 파랑색을 구한 것이 ‘청바지’라는 주장도 그럴싸하다. 고대부터 파랑색은 진정한 색이 아니란 이유로 무시당했다. 그러나 염료가 발달하고 청바지가 등장하면서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 하지만 곧이어 오직 음식 영역에만 파랑색이 발을 못붙였다며 탄식한다.


기묘한 지식, 잠언, 일화, 단상 등 383편의 짧은 글은 언뜻 보기에 제각각 논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상상력을 들쑤시고 사고를 통쾌하게 뒤집는 것이다. 인간의 본질을 드러내고 꼬집는다. 일침을 가하고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모순에 빠뜨리고 사색으로 내몬다. 과연 ‘상상력의 마술사’라고 불릴 만하다.


얻어 가는 지식도 쏠쏠하다. 인간은 왜 자신을 도와준 사람보다 자신이 도와준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지, 쥐들의 세계에선 노예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교황을 선출할 때 왜 남성성을 확인하는지, 검투사들은 왜 뚱보였는지 등등. 물론 학교 시험에는 거의 나올 확률이 없다는 게 문제이지만.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썼다는 베르베르는 열네 살 때부터 장장 30여 년간 비밀노트를 기록해 왔다. 스스로 떠올린 영감, 발상을 뒤집는 사건, 미스터리와 수수께끼, 인간과 세상에 대한 그만의 해석이 담긴 노트다. 여기에 과학적 발견과 문학적 탐구들이 더해지면서 <상상력 사전>이 탄생했다. 1996년에 출간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완결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수백여 개의 일화가 덧붙어 더욱 풍부하고 깊어진 덕분이다.

【임창용 기자 news@stv.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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