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한두 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평범한 사랑이야기, 그러나 더없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열광한다. ‘누구라고 한 번쯤 겪어보았을 법’한 사랑을 거치며 한 발 한 발 성숙해 나가는 사람의 이야기에 독자들은 자신을 대입하며 가장 원초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새해가 시작됨과 동시에 첫발을 내딛은, 재미교포 출신의 작가 안유형 씨의 소설 ‘달빛’(도서출판 한솜)도 그러한 사랑 이야기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달빛’은 도예와 서예 등 여러 예술 분야에 조예가 깊은 안유형 작가의 첫 작품으로, 작품 전체를 감도는 특유의 몽환적이고도 서늘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주인공 현아는 서른두 살의 중학교 교사이다. 그녀는 시골에서 손수 농사지으시는 부모님 밑에서 잘 교육받고 자라 온화하고 성실한 성품을 지녔으며, 어머니의 솜씨를 빼닮아 요리도 잘한다. 결혼 적령기를 조금 넘긴 나이를 빼면 아무것도 부족할 것 없는 일상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그녀에게 어느날 베토벤의 ‘달빛 소나타’와도 같은 가슴시린 첫사랑이 찾아든다. 현아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는 지인에게 소개받은 재미교포 출신의 피터. 준수한 매력을 지닌 그를 만나 현아는 난생처음으로 사랑의 설렘과 환희라는 감정을 느끼고, 피터 역시 그녀에게 달빛이 온몸으로 스며들 듯 천천히 빠져들어간다.
그러나 아름다운 두 사람의 사랑은 오래가지 않아 뜻하지 않게 위기를 맞는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헤어져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고, 현아는 그 과정에서 자신을 추스르고 보다 어른다운 면모를 띠어간다. 그렇게 사랑의 상처를 극복하고 자신의 일에 매진하는 그녀에게 또다른 사랑이 다가온다.
【임창용 기자 news@stv.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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