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검찰 조직의 내분을 불러일으킨 검란 사태 한가운데 있었지만 새 정권 들어 오히려 검찰총장으로 영전하며 검찰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채동욱 검찰총장은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의 천거를 받아 검찰총장에 올랐으며, 청와대 의중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는 지적에도 검찰 내부의 두터운 신망에 힘입어 최종 낙점된 인물이다.
청와대의 결정에는 그가 서울 출생이지만 원적이 전북으로 범 호남권으로 분류된데다 야당과도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인사청문회 통과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도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채 총장은 취임 후 일선 검찰에 입김을 내어 수사에 개입하기보다 자율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엄격히 책임을 묻는 지휘 방식으로 검찰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고, 국정원 정치․선거 개입 사건, CJ 비자금 수사 등 취임 후 연이어 터진 굵직한 대형 사건도 비교적 원활하게 처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수사 지휘 과정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신병 처리를 두고 법무부․청와대 간 갈등설이나 특수통 대(對 ) 공안통으로 나눠 대립각을 세웠다는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수사의 목적은 달성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끌어냈다.
그럼에도 최근 일부에서는 채 총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문제를 제기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특히 국정원 댓글 작업을 정치․선거 개입으로 규정해 청와대와 여권 쪽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지 않은 정치적인 부담을 안게 됐고, 국정원 또한 검찰 수사로 조직의 입지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에 빠지면서 못마땅해하는 기류가 흘러나온다. 일부 보수계열 시민단체들도 노골적으로 채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정치, 사회 등 각계에서 채 총장에 대한 ‘흔들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채 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는 불편한 기색을 역력히 내비쳤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석기 의원 등에 대한 내란음모 사건이 진행 중이고,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사실무근의 소문이 퍼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검 관계자는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과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을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건의 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이다”며 우회적으로 언급한 뒤 이 시점에 이 같은 논란이 발생한 것에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채 총장 역시 이런 점에 대해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는 듯하다.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보도의 배경과 저의에 대해 알아보겠다’는 첫 반응을 보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검찰 조직에 미치는 영향과 검사 전체에 대한 부분일 수 있는 만큼 검찰 차원의 대응이 검토될 것임을 알리며 “다만 개인적인 영역의 부분은 총장 개인이 고민하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언론은 이날 채 총장에게 11살 난 혼외 아들이 있다고 보도해 논란이 시작됐다.
이 매체는 채 총장이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로 근무하던 1999년 현재 부인(55)이 아닌 A(54) 씨를 만나 관례를 유지하다 2002년 7월 대검 마약과장을 지낼 당시 아들을 낳았다고 보도했다.
채 총장은 이에 대해 “보도내용은 본인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으며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면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 본연의 직무 수행을 위해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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