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비판에 직면할 때마다 ‘전(前) 정권’을 거론하며 국정운영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직설 화법을 통해 솔직한 속내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취임 초부터 ‘반문(反文)’ 여론에 너무 치중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정부 출범 후 두 달이 지났지만 윤 대통령은 확고한 비전 제시보다 ‘전 정권 탓’에 집중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환율과 유가, 금리가 높은 이른바 3고(高) 상황으로 민생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전 정권과 비교하면서 “우리가 정당하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연일 나오는 문재인 정권과의 비교 발언이 피로감으로 이어지면서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인사 논란에 대해 전 정권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지난 5일 낙마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음주운전’ 논란을 빚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과 관련해 ‘인사 실패란 지적이 나온다’ 질문에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고 강하게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다른 정권 때하고 한 번 비교를 해보라”면서 “도덕성 면에서도 전 정부에서 밀어붙인 인사들과 비교가 될 수 없다”는 말도 했다.
주요 요직에 검찰 인사들을 포진 시켰다는 비판에도 “과거엔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들이 아주 뭐 도배를 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탈북어민 강제북송 등 문재인 정권 하에서 이뤄진 각종 사건들에 대한 뒤집기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5년 내내 박근혜 정권 탓만 하다가 국정 운영에 실패했다”면서 “전 정권 탓은 줄이고 비전 제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