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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 news

친구·사실혼 배우자도 장례 치른다

장사업무안내 지침 개정…까다로운 내부 심의 사라져


# A씨가 사망하자 A씨의 사실혼 배우자인 B씨는 상조회사에 연락을 취했다. 상조회사의 장례의전팀장이 상담을 진행했다. B씨는 A씨의 배우자라고 했다.

그런데 B씨는 법률혼이 아니라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였다. 상담은 일시 중단됐다. 장례 의전팀장은 지자체에 문의했다. “사실혼 배우자도 고인의 장례를 치를 수 있을까요?”

많은 노인들이 사실혼 관계를 유지한다. 법률적으로 혼인 관계를 맺을 경우 유산 상속 등 골치아픈 문제가 불거진다. 이에 애정 관계를 사실혼으로 유지하며 생활을 이어나간다.

문제는 한쪽이 사망했을 경우다. 연고자가 시신을 인수하거나 장례식을 치러줄 의지가 있으면 괜찮다. 뚜렷한 연고자가 없어 사실혼 배우자가 장례를 치르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벽이 여럿 존재했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장사업무안내’ 지침 개정 당시 사망자의 인척이 아닌 제3자일 경우에도 시신이나 유골을 사실상 관리할 경우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에서 정한 연고자로 인정했다.

하지만 이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연고자 지정’ 신청서를 제출해 지자체의 까다로운 내부심의 거쳐야 했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장례식이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를 한 것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지난달 4일 내놓은 ‘장사업무안내’ 지침을 통해 ‘가족 대신 장례’를 위해 필요했던 ‘내부심의’를 삭제했다.

까다로운 절차를 간편화해 주변 지인들의 장례 권한을 강화한 것이다.

장사업무안내 지침에 따르면 ▲사실혼 ▲사실상 동거 및 지속적 돌봄 등을 증명할 경우 인척이 아니라도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사실혼의 경우 주민등록 세대분리를 이유로 판단하지 않으며, 상호 가족행사에 함께 참여하고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할 경우 인정된다. 또한 결혼식 사진이나 친척·주변 사람들의 증언, 공동 명의의 자산 취득이나 공동 지출 등도 인정된다.

사실상 동거나 지속적 돌봄의 경우 정기적 생활비 등 사적 이전 입금 내역, 병원비 등 지급 내역, 지속적으로 고인 돌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복지부가 이처럼 친·인척 외에도 장례식을 치를 수 있도록 그 범위를 확대한 데는 가족 구성원에 대한 개념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 따르면 한국도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의 31.7%에 달한다.

친구·사실혼 배우자의 장례 인정은 결국 1인 가구 인구가 사망했을 경우 연고자를 찾지 못해 단순 무연고자로 분류될 위험을 줄이고, 사자(死者) 복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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