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쏘아올린 ‘86그룹 용퇴론’이라는 도박은 실패로 끝났다.
정치권에서는 박 위원장의 도박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대패할 경우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면 박 위원장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박 위원장은 지난 25일 ‘86(80년대생·60년대 학번)그룹’을 겨냥해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민주당의 혁신이 지지부진하다는 점과 함께 86그룹 퇴진을 정면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대선 직전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 의해 영입됐다. 박 위원장은 ‘N번방’ 사태를 추적한 ‘불꽃’의 일원으로 2030 여성세대의 열광적 지지를 받았다.
이에 박 위원장의 영입에 호응한 2030 여성세대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거 표를 던지며 민주당은 0.73%포인트 차로 근소한 패배를 했다.
이후 민주당이 대선 패배 후 박 위원장을 당의 투톱으로 세웠을 때 사람들은 ‘민주당이 혁신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당의 대주주인 86그룹은 박 위원장의 상징성과 표에 관심이 있었을 뿐, 박 위원장에게 실권을 줄 생각이 없었다.
결국 박 위원장이 ‘86그룹 퇴진’을 요구하고 나오자 당장 파열음이 났다.
이 위원장의 중재로 박 위원장과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가까스로 화해를 했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민주당에서 오랜 기간을 보낸 것도, 당에 큰 기여를 한 것도 아닌 박 위원장의 ‘86그룹 퇴진’ 요구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당장 박 위원장에게 책임론이 제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거나 박빙 승부의 성적표를 받아들 경우 박 위원장의 권한은 강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