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지병으로 사망했다. 향년 89세.
지병으로 오랜 투병 생활을 해온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이날 오후 세상을 떠났다.
노 전 대통령은 신군부의 2인자로 세상에 등장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12·12 쿠데타를 주도했으며,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도 책임이 있다.
1981년 육군 대장으로 예편한 노 전 대통령은 이후 전 전 대통령의 후계자 길을 걸었다.
정무장관, 체육부·내무부 장관, 88올림픽유치위원장 등을 거쳤으며, 1985년 여당인 민주정의당 대표최고위원에 임명돼 권력의 2인자로 자리를 확고히 했다.
전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1987년 대선 후보로 지명됐으며, 거센 민주화 요구에 밀려,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하는 6·29선언을 했다.
이후 ‘보통 사람’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분열한 양김, 김영삼·김대중 후보를 따돌리고 제13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노태우 집권 5년은 여소야대로 각 분야의 민주화 욕구가 폭발하는 시기였다.
노 전 대통령은 ‘5공 청산’ 요구가 빗발치자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백담사에 유배시키는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또한 외교적 상상력을 발휘해 소련 및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면서 북방외교라는 획기적 외교정책을 단행하기도 했다.
퇴임 이후에는 불법 비자금 4천100억 원을 조성한 사실이 탄로나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법정에 서기도 했다.
5·18에 대한 사과 요구를 받고 본인이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아들 노재헌 씨를 시켜 광주에서 사죄하게 한 것은 뒤늦게나마 인정 받았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은 추징금을 2013년에 납부하는 등 전 전 대통령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