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우리 말에 ‘돌아가셨다’라는 표현이 있다. 한 인간이 이 땅에 태어나서 한평생을 온전히 누리다가 마침내 세상을 떠났을 때 우리는 ‘돌아가셨다’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디로 돌아가는가? 부모님의 정기를 받아 태어났지만 결국 돌아갈 곳은 자연이다. 자연에서 탄생해 자연 속에서 살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돌아가셨다’는 말은 우리 조상이 지향하고자 했던 친환경 장례방법에 주목한 표현이다.
한국의 전통 장례방식은 매장이었다. 고인의 시신을 염해서 관에 안치하고, 그 관을 묻어 무덤을 조성했다.
고대, 그리고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권력자들의 무덤은 그 크기가 엄청났다. 보통 사람들은 가슴 둘레만큼의 봉분에 만족해야 했다. 어쨌든 이런 매장 방식 또한 ‘돌아가는’ 방식이긴 했다.
시신은 매장되면 결국 부패해 자연과 동화되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국토의 효율적 이용 및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매장이 아닌 화장 문화가 급속도로 퍼졌다.
매장을 하면 매번 무덤을 관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화장한 뒤 봉안당에 안치하면 따로 관리할 필요가 없다. 봉안당 측에서 온도와 습도를 맞춰 고인을 모시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최근에는 자연장이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봉안당 안치도 매장에 비해서는 친환경에 가깝지만, 자연장은 그보다 훨씬 더 자연에 가까운 형태이다. 자연장은 크게 수목장, 잔디장, 해양장 등으로 나뉜다. 고인의 골분을 자연에 뿌린다는 점에서 친환경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퇴비장 등도 시행되고 있지만 한국 정서상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있다.
자연장은 ‘탄소 절감’이라는 시대정신에 맞춰진 안성맞춤 장법이다. 후손들에게 온전한 국토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자연장에 더욱 주목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