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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 news

<인터뷰>박일도 한국장례협회장 “시대에 발맞춰 변화해야 산다”

“변화 거부하면 사찰·복지회관 장례치르는 일본처럼 될 것” 경고도

‘미스터 쓴소리’ 박일도 한국장례협회장을 만나다

업계 투명화, 사회적 기여, 산학협력이 임기 목표

단원고 5천만원 기부·교복·쌀 기부 등 사회적 기여 多

“장례업계, 너무 구태의연해…무사안일주의 심각”

“장례업계, 변화 거부하면 사찰·복지회관 장례치르는 일본처럼 돼” 경고도

 

박일도 한국장례협회장은 ‘미스터 쓴소리’로 통한다. 박 회장은 같은 장례업계 사업자들을 “말통으로 물 팔아먹는 사람들은 장례업계밖에 없다”고 거침없이 비판한다. 총대를 매고 ‘장례식장 거래명세서 발급 의무화’ 제도 마련에 앞장 서기도 했다. 변화를 해야 살아남는다고, 장례업계가 구태의연, 무사안일에 젖어있다고 큰 소리로 지적을 아끼지 않는다.

 

박 회장의 논리정연한 비판은 그의 독서력에서 나온다. 그의 집무실에는 책이 빼곡히 쌓여있다. <상조장례뉴스>는 ‘미스터 쓴소리’ 박일도 장례협회장을 만나 장례업계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박일도 한국장례협회장이 안산제일장례식장 집무실에서 <상조장례뉴스>와 인터뷰에서 “장례업 사업자들이 변하지 않으면 사찰이나 복지회관에서 장례를 치르는 일본처럼 우리 사회가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한국장례협회장 취임하면서 어떤 목표를 세웠나.(이하 상조장례뉴스)

“첫 번째는 업계의 투명화, 두 번째는 사회적 기여를 하자였다. 요즘은 바가지를 씌울 수가 없다. 내가 교육 가서도 사업자들한테 ‘여러분, 장례사업자 하면 일반인들이 어떤 생각을 합니까’ 물어보면 다 ‘바가지요’라고 사업자들이 직접 말한다. 일부 몰지각한 사업자들로 인해서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다. 그걸 빨리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바르게 하는 건 우리 스스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장례식장의 영수증은 마트 영수증과 같아야 한다’고 말했다.”(이하 박일도 한국장례협회장)

 

- 상당히 파격적인 주장이다.

“주부들도 마트 갔다오면 ‘내가 안 산 게 왜 여기있지?’ 할 수 있다. 나는 상주들에게 말한다. ‘지금은 경황이 없으시니까 나중에 확인하셔서 안 쓰신 게 있으시면 한달 이내에 확인하셔서 전화주십시오. 환불해드립니다.’ 이렇게 투명성을 확보해서 제대로 평가받자는 거다. 투명화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 그렇게 투명하게 하면 상주들이 놀랄 것 같은데.

“여기(안산제일장례식장)도 내가 인수해서 보니까 장례비 얼마, 음식값 얼마 해서 세부 명세서가 없더라. 퉁쳐서 한거다. 그러니까 막연하게 상 치른 사람들이 ‘당했다’는 느낌이 드는 거다. 가끔 어떤 지역에서 수백만 원 짜리 관 썼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소비자들이 근거를 안 가지고 있으니 억울한 느낌이 드는 거다.”

 

- 사회적 기여를 두 번째로 꼽았다.

“식당이나 옷가게는 여행 온 사람도 들를 수 있다. 하지만 장례식장은 온전히 그 지역의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는 거다. 그래서 아픈 사람이 있으면 같이 아파하고 사회적 기여를 통해서 장례사업의 평가를 바르게 잡히도록 해야한다. 그런 행동을 먼저 하자는 거다.”

 

- 그런 의미에서 기부를 시작한 건가.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에 5천만 원을 기부한 게 화제가 됐었다.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 모두 슬퍼하고 있는데 장례식장을 하는 나만 돈을 벌었다. ‘입 안 가득 송충이를 물고 있는 기분이었다. 단원고 행정실장을 오시라 해서 5천만 원짜리 수표를 줬다. 빨리 가져가라고 했다. 내 주머니에 있을 돈이 아니라고 했다. 그분이 ’어디에 써야하냐‘고 묻기에 ’알아서 쓰라‘고 했다. 한두 푼도 아니고 5천만 원이니까 금액이 커서 위로 보고했다가 언론에 흘러간 것 같더라. 스포트라이트 받기 싫어서 내 얼굴이 나가지 않는 조건으로 언론 인터뷰를 했다. 내 얼굴이 나온 건 다 옛날 사진을 언론이 찾아다 쓴 거다.”

 

- 매년 교복도 기부하는데.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의 젖은 교복을 많이 봤다. 교복을 입을 아이들에게 수의를 입혔다는 죄책감에 ‘지역의 아이들에게 교복을 선물하자’는 생각에서 교복 기부를 시작했다. 학교에서 추천하는 차상위 계층 아이들에게 교복을 전달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기부했다는 건 아이들에게 절대 알리지 못하게 한다."

 

- 쌀까지 기부한다. 쌀 기부를 받은 교장선생님이 감격했다고.

“쌀 기부는 작년인가 어떤 교장선생님이 ‘교복도 교복인데 쌀이 없는 애들이 있다’고 해서 쌀 500포를 기부했다. 시청에 협조 요청을 해서 500포를 시청에 주고 배달은 시청이 2포씩 했다.”

 

- 세 번째 목표는 무엇이었나.

“산학 협력이다. 장례문화가 계속 왜곡되고 있다. 그 이유는 장례식장을 포함한 상조들이 자기네들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 필요 이상의 물품을 쓰면서 장례문화를 왜곡 시키고 있다. 전통예술만 전통문화가 아니고, 장례문화도 우리가 지켜야 할 중요한 문화다.”

 

- 어떤 장례문화를 바꾸고, 지켜야 하나.

“장례식장에서 차는 완장, 잔 올릴 때 시계 방향으로 돌리는 것도 일제 잔재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를 지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 장례문화에서도 일제 잔재를 지울 수 있다면 지워야 한다. 이건 업계와 학계가 힘을 합쳐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언론이 서포트 해주면 삼각편대를 이뤄서 우리의 소중한 장례문화를 지켜야 한다. 이렇게 세 가지 약속을 했다.”

 

- 3가지 목표는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 보건복지부 이주현 노인지원과장이 “장례식장 거래명세서 발급 의무화 제도는 박일도 장례협회장이 제안해서 한 것이다“라면서 고마워하더라.

“어떤 사업자들은 나를 욕할 수도 있다. ‘저 XX, 뭐하는 XX야’라고 말이다. 근시안적 행동이다. 우리가 투명화 안 하면 소비자단체나 공정위에서 할 수도 있다. 기왕에 우리가 하는 게 낫다. 다른 곳에서 강제로 해서 당하는 것보다 낫다. 우리가 먼저 하니까 정부도 ‘자정 노력을 하고 있구나’라고 인정해주는 것이다.”

 

- 반면 만족스럽지 않은 점은.

“‘거래명세서 발급제도’를 만들어놨으면 제대로 해야 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깜깜한 밤에 비단옷 입고 다니면 뭐하나. 이런 제도를 정부는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이런 제도를 물어보면 과연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만들어서 시행된 지가 작년 6월부터 1년 가까이 되는데 지금도 법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정책이 만들어지기만 했지 완성되지 않았다.”

 

- 또 다른 불만족스러운 점도 있나.

“내 개인적 꿈인데… 우리 장례협회가 서울역에 있는데 연말에 장례사업자들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쌀을 5포대씩 서울역으로 보내는 거다. 1000군데만 보내와도 5천 포대다. 그럼 진짜 산(山)이 된다. 그런 퍼포먼스도 필요하다. 요즘 복지부에서 캠페인 열심히 하는데 이런 퍼포먼스가 훨씬 좋다. 쌓아놨다가 어려운 이웃 나눠주면 얼마나 좋나. 사회적 기여의 ‘완성판’이라 할 수 있다. 이걸 매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12월 29일을 쌀 보내는 날로 해서 1년에 5포대씩 보내면 얼마나 멋질까. 그럼 다른 업계도 자극 받아 기부를 하게 될 것이고, 선순환 될 것이다.”

 

- 그 외의 불만은.

“산학 협력에도 불만이 있다. 장례문화가 왜곡되는 데는 기준이 되는 매뉴얼이 없어서다. 그럼 정부에서 학계에 용역을 주든 해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그 매뉴얼이 업계로 넘어오면 실천하면 된다. 언론은 홍보해주면 되고. 이렇게 해야 우리 장례문화가 제대로 길을 찾아간다.”

 

- 그렇게 바꾸기가 참 어려울 것 같다.

“어렵다. 인식 바꾸기가 힘들다. 우리 말에 ‘사돈네 제사 지내는 방법도 다르다’고 했다. 국회에 장례협회, 상장례학회, 언론까지 해서 대규모 세미나를 하자고 했다. 이제 100주년이 됐으니 일제 악습은 버리고 고유 문화를 찾자고 했다. 장례문화가 얼마나 중요한가. 나는 건설업을 오랫동안 해왔다. 그런데 장례업을 시작한 게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에게 ‘내가 장례사업을 하면서 인생을 공부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매일 죽는데 그걸 보면서 ‘잘 살아야 되겠구나’라고 생각한다.”

 

- 장례업을 하면서 철학 공부를 하는 거다.

“장례식장 인수한지 2년째 됐을 때 안산의 수리산에서 목을 맨 자살자가 우리 장례식장에 들어왔다. 가족이 부인하고, 20대 아들 하나밖에 없었다. 망자가 사업이 망한지 2년이 돼서 올 사람이 없다며 빈소를 제일 작은 것으로 달라더라. 저녁 때가 됐는데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들었다. 망자를 아는 사람들이 모두 몰려와 통곡하고 난리가 났다. 가만히 지켜보다가 ‘망자는 비록 사업은 실패했을지는 몰라도 인생에선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죽으면 몇 명이나 울어줄까’하고 꼽아보니 5명이 채 안됐다. 부끄러웠고, 그때부터 ‘아직 시간 있으니까 나를 위해 울어줄 사람을 지금부터 만들면 되지’라고 마음을 먹었다.”

 

- 삶의 터닝포인트 같다.

“다르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좇기보다는 사람을 좇아서 울어줄 사람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런 교훈을 장례식장에서만 얻을 수 있다. 내가 장례사업을 하면서만 가슴에 담을 수 있었다. 어디서 누가 말을 한다고 해서 바뀌었을리 없다. 이 사업의 가치는 정말 대단한 것이다.”

 


 

▲박일도 한국장례협회장이 안산제일장례식장의 집무실에서 <상조장례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장례업의 매력이다.

“장례업에 뛰어드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이 구태의연한 방식에 젖어있는 걸 봤다. 무연고자가 들어오면 장례지도사들이 소금 뿌리고 그랬다. 계속 그런 사람만 들어온다고. 나는 단호하게 상을 차리고 발인까지 다 하라고 했다. ‘저분이 안산에 장례식장이 많은데 우리 장례식장 올 때는 무슨 인연이 있는거다’라고 했다. 근무자들이 무연고자의 상을 소홀히 대하길래 호통을 쳤다. 그 뒤로는 극진히 대하고 있다.”

 

- 무연고자 관련 또다른 에피소드는 없나.

“상을 차려놓으니까 어떤 유가족들은 화를 내더라. ‘우리한테 돈 받을 생각 하지마라’면서. 직원들이 오해하지 말라면서 우리가 정성으로 차렸다고 이해시켰다. 1원도 요구하지 않겠다고. 어떤 가족들은 한참 있다 와서 죄송하다면서 돈을 내겠다고 했다. 그럴 필요 없다고 해도 굳이 돈을 내겠다고 해서 수의를 사서 입히면 고인이 서운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 인간적으로 다가서니 마음이 움직인 거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내가 이 장례식장을 인수했을 때 한달 평균 행사가 20건이었다. 지금은 60~70건 된다. 처음에 장례업 시작했을 때 물통 같은 거 팔아먹는 게 어처구니 없었다. 사업자들한테도 그런다. 식음료 팔고, 시설이용료 받으면서 먹는 물 따로 파는 건 여러분과 제가 하는 장례식장밖에 없다고. 이러니 ‘장례식장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숨쉬는 것만 빼고는 다 돈을 받는다’고 하는거다. 우리가 얼마나 값진 일을 하냐, 그런데도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가? 우리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우리가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다 변하고 있는데 안 변했다간 큰일나는 수가 있다.

“전조등 끄고 밤길 운전하는 거랑 똑같다.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옛날부터 이렇게 해왔는데’라고 하길래 ‘받는 금액도 옛날에 받는 금액으로 받으라’하니 사업자들 말문이 막히더라. 내가 장례식장 하면서 제일 먼저 만든 게 베개다. 아니 몇 백, 몇 천만 원 받아먹으면서 베개가 없다니 말이 되나. 물통도 다 치우고 정수기로 교체했다. 근무자들이 물값 못 받고, 전기세 내야하고, 관리비 내야한다고 볼멘 소리를 하더라. ‘내가 장례식장 가서 뭐가 불편했나’만 생각했다.”

 

- 생각하니 보이던가.

“내가 상 치렀을 때를 떠올렸다. 칫솔하고 수건이 부족해서 곤란을 겪었던 경험이 떠올랐다. 일회용 칫솔과 수건을 배치하고 달라는대로 줬다. 서비스업인데 서비스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장례지도사는 서비스를 알아야 한다. 묶는 것만 알아서 뭘 할거냐. 세상의 룰을 알아야 한다. 여름에 보면 장례지도사들이 반바지에 반팔 티셔츠 입고 슬리퍼를 입는다. 우리 장례식장에서는 긴팔 와이셔츠에 넥타이 매고 근무시간에는 구두 신어야 한다. 기본 중 기본이다. 사업자들에게 날카롭게 얘기하면 공감하더라. 사무실 문은 왜 닫아놓나. 오는 문상객은 앞으로 장례식장에 올 가능성이 있는 고객이다. 저 사람이 뭘 불편해 하나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두리번거리지는 않나. 그걸 물어보려면 문을 열어놓고 있어야 한다. 지금 장례식장은 시설 자체가 폐쇄적이다.”

 

- 사소한 것 같지만 그 사소한 것들이 큰 차이를 부른다.

“일본 장례문화기행을 왜 가나? 내가 일본 갔다 와서 문상객들이 핸드폰 넣는 다이 만들었다. 의자에 가방걸개 만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갔다 오면 안 된다. 나와 다른 게 뭔가를 끊임없이 살펴야 한다.”

 

- 프로의식이 돋보인다.

“장례 사업자들이 고민을 안 한다. 고민을 해야 변화를 하고 발전을 할텐데. 사업자 교육을 하면서도 ‘입장 바꿔 생각하자’고 말한다. 그렇게 해야 소비자들의 반응이 온다. 제일 기분 좋을 때는 화장실에 가있으면 ‘여기는 완전 서비스가 호텔이야’ 할 때다. 정말 짜릿하지.(웃음) 직원들이 퇴근할 때는 빈소에 가서 조문하고 상주들한테 ‘저희 퇴근합니다. 지금부터 몇 시까지 이 사람들이 서비스할 겁니다’ 말하고 선서를 한다. ‘깨끗한·친절한·정확한 서비스’를 3회 복창한다.”

 

- 장례업의 선진화라고 볼 수 있겠다.

“제대로 해보겠다는 생각을 한 거다. 그런데 업계 사람들이 배우려고 하지를 않는다. 구태에 안주하려고 한다. 신문사에서도 일본 장례문화 기행 하지 않나. 거기 가는 게 얼마나 자기 사업이나 인생에 도움이 되는지를 모른다. 생각의 전환만 있으면 된다.”

 

- 일회용품 금지하는 방향으로 시대의 흐름이 가고 있다.

“환경부에서도 정책 회의를 하자한다. 받아들여야 하는 거다. 어떤 식으로 사업자들의 충격을 완화시키면서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피할 수는 없는 흐름이다.”

 

- 또 업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나.

“감염 문제가 심각하다. 사람이 돌아가시면 어떤 차를 타고 어디로 가는 지를 모른다. 막 만지기도 하고. 여기 찾아오는 문상객들은 어떡하라고. 내가 복지부에 ‘복지의 기본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다. 그런데 한국의 복지의 요요 복지다. 요람에서 요양원까지다. 죽으면 끝이고 신경도 안 쓴다’고 했다. 안치실과 입관실 분리해야 한다, 참관실과 입관실 만들어야 한다. 제일 문제가 되는 건 환기구다. 지하에 있는 장례식장 보면 입관실 공기가 접객실로 가기도 한다.”

 

-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재난대비 지정 장례식장도 제안했는데.

“세월호 뿐만 아니라 메르스 때도 우왕좌왕이었다. 유골함 들고 다니면서 울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정책 제안을 했다. 재난대비 지정 장례식장은 복지부가 평가를 해서 올라오면 진흥원에서 점수별로 지정한 거다. 장례협회에는 명단 통보만 해줬다. 지정되고 나서 교육을 시키고 매뉴얼을 만들어야 하는데 안 만들더라. 내가 그것 때문에 장례문화진흥원 이사직 사퇴한다고 했다. 만들기로 한지가 언제냐, 매뉴얼 얘기를 몇 번을 했냐고 따졌다.”

 

- 화가 많이 났던 것 같다.

“내가 있는 법이나 제대로 운영하라고 따졌다. 복지부나 진흥원에 내가 미운털이 박혔을지도 모르겠다.(웃음) 그런데 항의하는 사람이 없으니. 나도 어떨 때는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을 한다. 답답하니까 항의를 하는거다.”

 

 


 

▲박일도 한국장례협회장이 인상깊게 읽은 책. 왼쪽부터 『말의 내공』, 『코끼리의 여행』,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책 좋아하기로 소문난 박 회장은 좋은 책을 보면 수십 권씩 사서 읽으라고 나눠주기도 한다.

 

 

- 안산에서 책 많이 읽기로 소문이 났다.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김영란 전 대법관이 쓴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는 내가 가끔 ‘책을 왜 읽지?’라는 질문에 답을 줬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코끼리의 여행』은 리스본에서 빈까지 3천 킬로미터를 코끼리와 인간들이 여행하는데, 그 여행을 통해 각양각색 인간들의 내면을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신도현·윤나루 씨가 함께 쓴 『말의 내공』에서 나는 답을 한 가지 얻었다. 말을 잘 하려면 ‘잘 들어라’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장례업 종사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떤 업을 하든 책을 읽고 배워야 한다. 내 강의를 듣고 전남 순천에서도 우리 장례식장에 견학을 온다. 어떻게 운영하는지, 직원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보러 온다. 오너가 직원들에 어떻게 하는지도 본다. 오너가 직원들에게 함부로 하면서 직원들이 손님들에게 잘 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일본 같은 곳을 자주 가라는 이유는 미래를 보라는 거다. 일본 가보면 도심의 사찰이나 복지회관에서 장례를 치를 수 있다. 우리 장례업계의 사회적 평판이 안 좋으면 우리도 일본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빨리 변해야 한다. 자꾸 내 욕심만 챙기면 안 된다. 소비자들과 발맞춰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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