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도산 등으로 상조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이 불신이 커지면서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방편 중 하나로 후불제 상조가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후불제 상조가 허울만 있고 내실은 부족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로 상조·장례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한국표준장례문화원(이하 표장원,http://fcl.moimland.com)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시장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에서다.
상조장례뉴스가 취재한 결과 표장원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듯 했다. 소비자들은 언론 인터뷰를 보고 표장원을 찾아 서비스를 받으려고 하겠지만, 표장원은 아직 홈페이지 하나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포털사이트와 연결된 한국표준장례문화원 홈페이지. 이명규 대표는 실제 홈페이지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버젓이 대형 포털사이트에 연결돼 있어 소비자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버젓이 대형 포털사이트에 연결돼 있어 소비자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다.
표장원은 '표준 장례'라는 문구를 내세워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기존의 상조·장례업계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표준 장례'라는 문구는 언뜻 신선하게 느껴진다. 상대적으로 공정하고, 심지어 국가 공인의 뉘앙스 마저 풍긴다.
하지만 장례는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정의 되기 때문에 '표준 장례'라는 말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표준과 장례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결국 가격을 더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 표준 장례의 관건이다. 원가 절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이익을 줄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뜻이다.
이명규 한국표준장례문화원 대표 또한 이 사실을 인정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에 표준 장례가 정착된 건 아니고, 누구나 보편적으로 사용되야 하는 장례가 되야 한다"면서 "장례 표준을 만든다기보다는 최소한 가격에 대한 것을 소비자들이 알고 있어야 표준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 알 권리를 위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가격을 공시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표장원 홈페이지의 '업계비교평가' 항목에는 표장원의 상품 가격이 공시돼 있지 않다. 이 의문은 인터뷰 후반에야 풀렸다.
표장원 홈페이지에는 소비자와 전문가 평가 지수라는 항목이 있다. 소비자 지수가 90, 전문가 지수가 80, 평균이 85라고 명시돼있다. 하지만 평가의 기준이나 근거가 불분명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여론조사 관련 내용이 홈페이지에 설문조사 내용으로 나와있다"면서 "설문조사에 참여하신 분들이 남겨주신 평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문가 지수에 대한 의문은 남았다.
▲이명규 대표가 주장하는 한국표준장례문화원의 실제 홈페이지. 일반소비자들이 포털사이트에서 찾기 힘들다.
이 대표는 "전문가들은 홈페이지를 만들어준 회사에 속한 분들인데 장례전문가 분들이 아니고 사회분야 전문가들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장례분야 전문가들이 아닌 타 분야 전문가들의 평점을 홈페이지에 공지한다면 소비자들에게 혼돈을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자 그는 "이 홈페이지가 예전 것이라서 정보가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면서 "(표장원) 홈페이지가 따로 있다"고 처음으로 말을 꺼냈다.
표장원 홈페이지의 '업계비교평가'라는 항목을 보면 기존의 선불식 상조회사 세 곳과 표장원 상품이 나란히 비교·분석돼 있다. 상품구성이 거의 동일한데 표장원의 상품은 100만원 싸게 표기돼있다. 심지어 장례도우미는 4명을 10시간 동안 쓸 수 있었다. 이 대표에게 가격의 차이는 어디서 나오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서도 "지금 홈페이지를 보지 마시고, 실제 홈페이지는 따로 있다"면서 실제 홈페이지 주소(http://www.click9545.com)를 알려줬다. 그는 "(실제 홈페이지에는) 가격을 다 공시해놨다"면서 "단가에다 마진을 좀 더 붙인 가격이고, 똑같은 서비스지만 비용적인 부분에서 기존 회사들은 공시를 안 했지만 저희는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말한 홈페이지는 표장원으로 검색해서는 찾기 힘들었다. 예전 홈페이지와 실제 홈페이지가 다르면 소비자에게 큰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이 대표는 "지금 포털사이트에 걸린 (표장원) 홈페이지는 저희가 요청해서 걸린 것이 아니고, 포털사이트 로봇(인공지능)이 알아서 링크(연결)를 해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다른 언론사 기자와 인터뷰할 때도 지적 받은 부분이라 일주일 안으로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